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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한 글씨를 도와주는 <바른 글씨 쓰기 대회>

풀꽃선생님 2022. 4. 20. 21:40

글씨 쓰기 대회

바른 글씨 쓰기 대회제가 매년 학기 초 실시하는 바른 글씨 쓰기 대회에 대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바른 글씨 쓰기 대회

글씨는 왜 반듯하게 써야 할까요?

 

  얼마 전 유 퀴즈에 국내 1호 필적 학자 구본진 박사님께서 나와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서예를 하는 이유가 인격 수양이라고 말하듯, 글씨 연습으로 내면을 바꿀 수 있다고요. 즉, 글씨 연습은 학생들의 소근육과 미세 움직임 조절 능력을 길러줌과 동시에, 학생의 끈기와 인내 등의 내면을 함께 길러줄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빨리 해치워 버리려는 성향을 가진 아이는 침착함과 노력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정말로 달라진 자신의 글씨를 보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고, 이는 학습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글씨 연습은 저학년 때 많이 해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고학년이 되고 나이가 들 수록 자신의 글씨가 고착화되어 쉽게 습관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뇌가 말랑말랑할 때 영어를 배우는 것을 추천하는 것처럼, 글씨도 손이 굳기 전에 좋은 습관을 들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바른 글씨 쓰기 대회 글 선정

위와 같은 이유로 저희 반에서는 '바른 글씨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아이들이 보다 반듯한 글씨를 쓰는 데 의욕을 가지게 만들기 위해 '대회'라는 이름을 붙이고 상장도 만들었습니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주는 상장은 아니지만, 교내 상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에 담임선생님이 주는 상장도 몹시 좋아했답니다.

제가 함께 대회를 열어볼 시는 '모두들 처음엔'이라는 시입니다. 아직은 모든지 서투르고 글씨도 삐뚤삐뚤한 아이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시라고 생각하여 이 글을 선정했습니다.

글귀
이안 시인의 '모두들 처음엔'

이 시는 시인이자 동시 평론가인 이안 님의 2008년 발매된 시집 '고양이와 통한 날' 제4부에 실린 시입니다. 이안 시인님은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글자 동물원[른자동 롬 원_ 절대 이 책릉 거꾸로 꽂지 마시오]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이안 님의 시집에는 재미있으면서도 마음에 콕 와닿는 시가 많아 곧 있을 학교도서관 도서 구입 시기에 이 시집을 구입하여 도서관에 비치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상 기준과 투표 방법

저는 아래와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학생에게 시상을 하려 노력해요!
1. 시간 내에 다 쓰지 않아도 ok!
: 최선을 다하느라 다 쓰지 못한 거라면 괜찮아요.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라나는 법이니까요. 갈겨썼는데 다 쓴 글보다, 다 적지 못했지만 예쁜 글씨를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 ㄹ, ㅁ, ㅂ, ㄷ을 올바른 순서로 적는가?
: 아이들이 저 네 개의 자음을 올바른 순서로 적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순서에 맞게 쓰는 것만 해도 갈겨쓰는 아이들의 글씨가 달라져서 유심히 보는 편이에요!


3. 귀여운 글씨보다는 반듯하고 바른 글씨인가?
: 캘리그래피처럼 귀엽고 앙증맞은 글씨도 좋지만, 취지에 맞도록 반듯한 글씨에게 더 점수를 주기로 했어요. 귀엽고 동글동글한 글씨는 획순에 맞지 않게 쓰는 경우가 많은데, 글씨가 귀엽다고 상을 받으면 글씨 연습이 많이 필요한 다른 학생들이 영향을 받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은 획순에 맞는 반듯한 글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일관성 있게 지도한답니다.

이렇게 시상기준을 알려주고 학생들에게 직접 투표할 수 있도록 스티커를 2개씩 줘요. 직접 투표를 해봄으로써 아이들이
심사위원의 눈이 되어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수상작을 뽑기 위해 매의 눈으로 보다 보면 더 좋은 글씨에 대한 가치관이 생기고, 이는 다음 글씨 연습을 할 때 스스로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쳐요.

바른 글씨 대회 투표 장면
대회 수상자를 투표하는 모습

저는 한 면에 두쪽 모아 찍기를 해서 왼쪽은 1회 받아쓰기, 오른쪽은 2회 받아쓰기를 해요.
1회 받아쓰기는 글씨를 가장 잘 쓴 학생에게 상을 주고
2회 받아쓰기는 글씨가 가장 반듯해진 학생에게 상을 준답니다!